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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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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현대종교 이사장 겸 편집장).jpg

탁지일교수(현대종교 이사장 겸 편집장)

 


만약 이만희가 사망한다면, 신천지는 어떻게 될까?
 
1984년 설립된 신천지는 2000년 이후 모략(거짓말) 포교로 급성장했지만, 최근 발생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과 방역혼란의 원인 제공자로 국내외에 노출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과연 이만희 사후 신천지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한국기독교 이단운동은 일제강점기 후반에 서북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한국전쟁과 함께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군사정권 하에서 반공, 승공, 멸공 운동으로 ‘성장’한 후, 오늘날 다문화사회에서 친사회적 활동을 매개로 ‘정착’한 양상을 보여준다.
 
‘교주에 대한 신격화’와 ‘비성경적인 교리’를 특징으로 하는 이단들은 교주가 사망한 후 다양한 진로를 보여준다. ‘돈’과 ‘충성도 높은 신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설령 교주가 사망하더라도 쉽게 몰락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교리’와 ‘조직’이 안정적인 이단일수록, 설령 교주가 사망하더라도 쉽게 와해되지는 않는다.
 
신천지는 돈도 많고, 나름 체계적인 교리와 조직도 있다.
 
특히 충성도 높은 신도들도 있어, 급격하기보다 점진적인 몰락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이만희 사후 신천지는 어떻게 될까?
 
역사적 사례들을 보면, 이단들은 교주가 사망한 후 다음과 같은 경우의 수들이 존재했던 것을 볼 수 있다.
 
 
Option 1 ‘와해’
 
첫째, 조직이 급격히 ‘와해’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가 박태선의 전도관이다. 하나님으로 따르던 교주 박태선(1917~1990)이 사망하고 난 후, 신도들이 다수 떠나면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사, 덕소, 기장 등지에 신앙촌을 세우고, 사업적으로도 성공했던 전도관은 박태선 사후 서서히 와해의 길을 걸었다. 이후 조희성(1931~2004)의 영생교 등의 아류 분파들의 등장했고, 최근에는 천부교를 통한 조직 재건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보다는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Option 2 ‘분란’
 
둘째, 조직 내부에서 ‘분란’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통일교의 사례이다. 재림주로 신격화되던 문선명(1920~2012)이 사망한 후, 부인 한학자와 친아들들인 문현진, 문국진, 문형진의 모자(母子) 간, 형제(兄弟) 간 싸움이 본격화되었다. 이들의 싸움은 겉으로는 문선명의 정통성을 이어받기 위한 교리적 논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문선명의 후계자가 돈도 다 차지하는 기업형 이단종교의 특징을 고려하면, 소위 ‘참 가정’ 안에서 양보 없는 돈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분란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초종교운동을 지향하는 큰아들 문현진과 통일교의 재건을 꿈꾸는 막내아들 문형진, 그리고 본부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한학자 계열로의 분파 형성과 독자적인 세력 확장으로 나타날 조짐이다.
 
 
Option 3 ‘성장’
 
셋째, 교주 사후 조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경우이다. 흔하지 않은 사례가 하나님의교회에서 나타난다.
 
교주 안상홍(1918~1985)이 사망한 후, 분란과 분파도 있었지만, 후계자로 등장한 장길자와 김주철을 중심으로 급격한 세력 확장이 이루어졌다.
 
현재 규모로는 국내 최대 이단으로 분류될 정도이다.
 
국내외에서도 흔하지 않은 경우로, 안정적인 후계구도가 정착했다는 측면에서는 종교사회학적으로는 안정기로 들어간 것은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하나님의 이름을 가장 망령되이 일컫는 이단 하나님의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교회역사는 아무리 규모가 큰 이단이라 하더라도 순식간에 몰락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 다음세대들에게 신천지와 같은 이단문제의 아픔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나님의교회 대처를 위한 한국교회의 조직적이고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Option 4 ‘분파’
 
넷째, 가장 일반적인 현상으로 ‘분파’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한국이단들이 이 길을 걸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급격히 혹은 점진적으로 소멸해갔다. 분파한 단체들 중 몇몇은 선임 교주를 성공적으로 벤치마킹해 스스로 독자적인 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신격화에 성공했다. 문선명을 ‘실패한 세례요한’으로 폄하하면서 등장한 정명석의 JMS, 그리고 유재열을 ‘배도한 세례요한’으로 격하시키면서 등장한 이만희의 신천지 등이 그 사례이다.
 
즉 한때는 열렬한 ‘이단 신도’였던 누군가가, 그 숭배의 대상을 폄하하고 배신한 후, 스스로가 ‘이단 교주’로 등장하는 패턴을 한국이단운동사는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교주에 대한 복종’에서 ‘교리에 대한 신념’으로
 
특히 ‘분파’는 교주의 권위에 균열이 가는 순간에 시작된다. 기자회견을 통해 노출된 이만희의 어눌한 모습과 불안정한 위기관리 능력은 신천지 신도들이 ‘교주(prophet)’로부터 ‘교리(promise)’로 믿음의 중심을 이동하는 계기가 되었을 수 있다.
 
즉 기존의 교주에 대한 ‘복종과 숭배’가 교리에 대한 ‘신념과 확신’으로 변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심지어 이만희와 신천지 조직의 통제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다소 부적절한 비교인지는 모르지만, 마치 IS 조직의 통제 하에 있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외로운 늑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다시 신천지 유사 교리를 내세운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에 의해 조직화될 때, 이만희의 뒤를 잇는 하나의 분파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설령 이만희가 사망하더라도, 그의 죽음을 신도들이 순순히 수용하기는 어렵다. "불로불사"를 주장했던 교주의 죽음을 받아드리는 것은 곧 자신의 선택이 실패했음을 시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선택을 반대했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교주의 죽음을 미화하거나 신격화하는 단계로 쉽게 넘어가게 된다. 그렇기에 교주의 사망이나 시한부 종말론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단들이 건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교적 인지부조화 현상인 것이다.
 
 
능동방어체계 구축의 필요성
 
과연 이만희 사후 신천지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만약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성공적으로 넘게 된다면, 포스트 이만희를 노리는 넘버2들의 경쟁을 통해 제2의 이만희가 등장해 조직을 통제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위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에는, 신도들의 이탈, 조직의 분란과 분파를 통한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천지의 ‘돈’은 이들의 몰락을 다소 더디게 만들 것이고, ‘돈과 조직과 신도’를 차지하기 위한 넘버2들의 피할 수 없는 다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주가 사망해도, 이단은 지속된다."
 
이제는 코로나19와 신천지 같은 외적 변수에 일희일비하거나, 혹은 코로나19를 악화시킨 신천지에 대한 비판에만 화력을 집중하기보다는 교회 스스로의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교회 안팎의 바이러스 공격에 대비한 능동적인 방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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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이만희 사후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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